김연아 "올림픽 챔피언보다 더 좋은 호칭 있을까요"
2009-12-06 20:52 도쿄(일본)=CBS체육부 백길현기자
'발라당'이라는 말을 꺼내놓고 홀로 꺄르르하며 10여초간 웃음을 참지 못한다.
올해 대학생이 되었지만 아직 '소녀'티를 다 벗지 않은 '피겨여왕' 김연아(19 · 고려대)다. 빙판위에서 최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지만 링크를 벗어나면 밝은 미소를 지닌 '꽃처녀'가 된다.
2010 밴쿠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점검무대인 '2009~2010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에 출전한 모든 대회 금메달을 휩쓴 김연아가 일본 도쿄 현지 취재진과 대회를 마무리하는 결산인터뷰를 가졌다.
간단히 대답이 나올만한 질문에는 한참 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했지만 오히려 민감할 수 있는 질문들에는 솔직담백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하는 김연아와의 일문일답
-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대회는 모두 끝났는데
▲그랑프리 3개 대회를 치뤘는데 세계신도 세워봤고 최악의 프로그램도 해봤고 판정에 있어 문제도 있었고 여러가지를 겪은 것 같다. 첫 대회 치르고 그 뒤에 있는 대회들이 좋지는 않았지만 특히 이번 대회 무난하게 잘 치러냈고 올림픽 전에 여러가지 일을 겪어서 좀 더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고 느꼈나
▲ 지금으로서는 뭘 신경써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연습에 하는 것을 경기에서 못보여주는게 많아서 이를 경기에 똑같이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가장 기분 좋은 경기와 힘들었던 경기는
▲ 제일 좋았던 경기는 지난 세계선수권이다. 쇼트도 그렇고 프리도 실수 있었지만 그때는 연습때부터 자신감이 많이 넘친 것 같다. 그게 결과로 나왔다. 스스로 약간의 목숨을 걸었던 대회라서 목표한 것, 계획한대로 다 나와서 너무 좋았다. 선수로서 월드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얻어서 좋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난 그랑프리 파이널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제경기를 한국에서 했는데 이 대회를 끝내는 날이 올까 할 도로 이틀이 두 달 같았고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한국 관중의 응원이 익숙하지 않아서 되게 당황스러웠다. 이번에는 판정에서억울한 점도 있었고 마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잊어버리고 했다.
-장미란 선수가 "한국에서 다신 경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는데 같은 맥락인가
▲차마 그말은 못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이야기 해도 되나? 나도 너무 너무 동감한다. 그런 경험이 없었고 국내 대회도 최근에는 안 나와서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피겨를 관람할때 관중분들의 (다른 나라와) 다르게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게 되게 정말 정말 당황스러웠다.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 그럴줄 몰랐다가 워밍업에서 느끼고 6분간의 워밍업 끝나고 기권할까 이생각도 했다. 선수가 집중하게 차분하게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피겨는 응원보다는 말그대로 관람하는 종목 같다. 선수들이 잘하면 박수 쳐주고 피겨 많이 안본 분들이 337박수라든지 하시는데 너무 당황되고 솔직히 많이 신경쓰인다. 특히나 워밍업 할때 그렇다. 337박수를 치면서 그런 조직적인 응원을 한다면 내 연기를 볼 수 있을까. 나한테 집중했으면 좋겠는데...
-어제 프리 점수 나왔을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인터뷰를 기다리고 보니까 기술점이 아슬아슬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불안했다. 근데 다행히 조금의 차이였지만 이겨서 다행이었다.
-쇼트프로그램 후 심판 판정에 대해 오서 코치가 한말이 있나
▲그냥 딱히 이야기 할 것도 없었다. 두 눈으로 본대로다. 우리가 확인했기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키스앤 크라이'에 앉아서 내 경기 장면을 봤다. 그때 내 발의 회전과 랜딩을 자세히 봤다. 전혀 문제 없었다. 괜찮겠구나 했는데 그렇게 되어서 그냥 어이가 없었다.
솔직히 판정 논란을 많이 겪었지만 그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진 않았다. 그냥 짜증이 날뿐이지 분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무덤덤하게 넘기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오히려 주변 분들이 분노하고 나는 가만히 있었다.
-밴쿠버까지 딱 두달이 남았는데 기다려지나
▲지금은 막 경기가 끝나서 시간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매번 준비를 하다보면 내일 당장하고 싶다 느낄때도 있다. 대회를 기다리는게 지칠때가 있다. 준비가 되어 있을때에는 빨리 끝내고 싶고 준비 안됐을때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지만 하다보면 또 빨리 했으면 할 것이다.
-도쿄 올때 아메리카에서 긴장감 조절을 배웠다고 했는데 조절을 잘 한 것 같나 ▲쇼트하는 날은 조절을 잘 했는데 넘어진 것 때문에 다 무너져 버렸다. 넘어진게 너무 발라당 넘어져서 말그대로 발라당 넘어져서 (한참동안 웃느라 대답을 못했다) 그게 연습때도 그렇게 안넘어진다. 넘어지고 너무 놀랐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할 정도로. 멍했다. 몸에 넘어진 느낌이 배어있기 때문에 힘들었다. 프리할때에는 스케이트 날 때문에 걱정이 있었지만 신경을 거의 안썼는데 조심조심 했다. 긴장은 안했던 것 같다.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신문 첫 문장에 뭐라고 쓰여 있으면 좋겠다
▲(상당히 오랜시간 들여 고민 했다)올림픽 챔피언?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남은 두달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항상 이야기 하는데 리듬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항상 똑같은 리듬을 유지한다는게 어려워서 흐름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혹시 갈라프로그램으로'골드'를 하나
▲이번에 토론토에 가서 새로운 갈라 준비 할 것 같다. 올림픽 용으로 바꿀때도 된 것 같아서. 어떤거 할까 이야기도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다.
paris@cbs.co.kr
2009-12-06 20:52 도쿄(일본)=CBS체육부 백길현기자
'발라당'이라는 말을 꺼내놓고 홀로 꺄르르하며 10여초간 웃음을 참지 못한다.
올해 대학생이 되었지만 아직 '소녀'티를 다 벗지 않은 '피겨여왕' 김연아(19 · 고려대)다. 빙판위에서 최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지만 링크를 벗어나면 밝은 미소를 지닌 '꽃처녀'가 된다.
2010 밴쿠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점검무대인 '2009~2010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에 출전한 모든 대회 금메달을 휩쓴 김연아가 일본 도쿄 현지 취재진과 대회를 마무리하는 결산인터뷰를 가졌다.
간단히 대답이 나올만한 질문에는 한참 동안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했지만 오히려 민감할 수 있는 질문들에는 솔직담백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하는 김연아와의 일문일답
-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대회는 모두 끝났는데
▲그랑프리 3개 대회를 치뤘는데 세계신도 세워봤고 최악의 프로그램도 해봤고 판정에 있어 문제도 있었고 여러가지를 겪은 것 같다. 첫 대회 치르고 그 뒤에 있는 대회들이 좋지는 않았지만 특히 이번 대회 무난하게 잘 치러냈고 올림픽 전에 여러가지 일을 겪어서 좀 더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좀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고 느꼈나
▲ 지금으로서는 뭘 신경써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연습에 하는 것을 경기에서 못보여주는게 많아서 이를 경기에 똑같이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가장 기분 좋은 경기와 힘들었던 경기는
▲ 제일 좋았던 경기는 지난 세계선수권이다. 쇼트도 그렇고 프리도 실수 있었지만 그때는 연습때부터 자신감이 많이 넘친 것 같다. 그게 결과로 나왔다. 스스로 약간의 목숨을 걸었던 대회라서 목표한 것, 계획한대로 다 나와서 너무 좋았다. 선수로서 월드 챔피언이라는 타이틀 얻어서 좋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난 그랑프리 파이널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제경기를 한국에서 했는데 이 대회를 끝내는 날이 올까 할 도로 이틀이 두 달 같았고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한국 관중의 응원이 익숙하지 않아서 되게 당황스러웠다. 이번에는 판정에서억울한 점도 있었고 마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잊어버리고 했다.
-장미란 선수가 "한국에서 다신 경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는데 같은 맥락인가
▲차마 그말은 못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이야기 해도 되나? 나도 너무 너무 동감한다. 그런 경험이 없었고 국내 대회도 최근에는 안 나와서 그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피겨를 관람할때 관중분들의 (다른 나라와) 다르게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게 되게 정말 정말 당황스러웠다. 상상도 못할 정도였다. 그럴줄 몰랐다가 워밍업에서 느끼고 6분간의 워밍업 끝나고 기권할까 이생각도 했다. 선수가 집중하게 차분하게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피겨는 응원보다는 말그대로 관람하는 종목 같다. 선수들이 잘하면 박수 쳐주고 피겨 많이 안본 분들이 337박수라든지 하시는데 너무 당황되고 솔직히 많이 신경쓰인다. 특히나 워밍업 할때 그렇다. 337박수를 치면서 그런 조직적인 응원을 한다면 내 연기를 볼 수 있을까. 나한테 집중했으면 좋겠는데...
-어제 프리 점수 나왔을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인터뷰를 기다리고 보니까 기술점이 아슬아슬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불안했다. 근데 다행히 조금의 차이였지만 이겨서 다행이었다.
-쇼트프로그램 후 심판 판정에 대해 오서 코치가 한말이 있나
▲그냥 딱히 이야기 할 것도 없었다. 두 눈으로 본대로다. 우리가 확인했기때문에 할 말이 없었다. '키스앤 크라이'에 앉아서 내 경기 장면을 봤다. 그때 내 발의 회전과 랜딩을 자세히 봤다. 전혀 문제 없었다. 괜찮겠구나 했는데 그렇게 되어서 그냥 어이가 없었다.
솔직히 판정 논란을 많이 겪었지만 그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진 않았다. 그냥 짜증이 날뿐이지 분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무덤덤하게 넘기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오히려 주변 분들이 분노하고 나는 가만히 있었다.
-밴쿠버까지 딱 두달이 남았는데 기다려지나
▲지금은 막 경기가 끝나서 시간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매번 준비를 하다보면 내일 당장하고 싶다 느낄때도 있다. 대회를 기다리는게 지칠때가 있다. 준비가 되어 있을때에는 빨리 끝내고 싶고 준비 안됐을때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지만 하다보면 또 빨리 했으면 할 것이다.
-도쿄 올때 아메리카에서 긴장감 조절을 배웠다고 했는데 조절을 잘 한 것 같나 ▲쇼트하는 날은 조절을 잘 했는데 넘어진 것 때문에 다 무너져 버렸다. 넘어진게 너무 발라당 넘어져서 말그대로 발라당 넘어져서 (한참동안 웃느라 대답을 못했다) 그게 연습때도 그렇게 안넘어진다. 넘어지고 너무 놀랐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할 정도로. 멍했다. 몸에 넘어진 느낌이 배어있기 때문에 힘들었다. 프리할때에는 스케이트 날 때문에 걱정이 있었지만 신경을 거의 안썼는데 조심조심 했다. 긴장은 안했던 것 같다.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 신문 첫 문장에 뭐라고 쓰여 있으면 좋겠다
▲(상당히 오랜시간 들여 고민 했다)올림픽 챔피언?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남은 두달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항상 이야기 하는데 리듬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항상 똑같은 리듬을 유지한다는게 어려워서 흐름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혹시 갈라프로그램으로'골드'를 하나
▲이번에 토론토에 가서 새로운 갈라 준비 할 것 같다. 올림픽 용으로 바꿀때도 된 것 같아서. 어떤거 할까 이야기도 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모르겠다.
par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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